솔직히 저는 아이가 코를 팔 때마다 "손 치워!"라고만 했습니다. 그게 나쁜 습관인 줄만 알았거든요. 그런데 둘째가 거의 매일 아침 코피를 흘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뭔가 단단히 잘못 짚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이의 코딱지와 코피, 알고 보면 원인도 대처법도 생각보다 훨씬 명확합니다.비강 점막이 약한 아이, 코딱지는 사실 정상 신호다혹시 우리 아이가 유독 코딱지가 많다고 걱정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었습니다. 둘째가 어릴 때부터 콧구멍 주변이 늘 지저분해 보였고, 틈만 나면 손가락을 코에 가져갔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버릇이려니 했는데, 아이가 자다가 코가 막혀 깨는 일이 잦아지면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병원에서 들은 설명이 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코딱지는 비강(鼻腔), 즉 코 ..
솔직히 저는 소아비만이 그냥 '아이가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아과 대기실에서 우연히 나눈 한 어머니의 이야기는 제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집에서는 나물과 김치 위주의 평범한 식사를 한다고 믿었던 아이들이, 학교 자율 배식에서 친구들의 두세 배를 허겁지겁 먹고 하굣길에 몰래 햄버거까지 사 먹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 부모가 미처 보지 못한 사각지대에서 소아비만은 이미 성인병 직전까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가정환경이 만든 비만 — 부모가 보지 못한 사각지대일반적으로 소아비만의 원인으로 인스턴트 음식이나 과자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 경험상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대기실에서 들은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그 가정의 아이들은 아침마다 현미밥에 나물, ..
소아과 대기실에서 옆자리 어머니가 들려준 수족구병 경험담은 꽤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입안이 헐어 침도 못 삼키던 아이, 탈수로 이어진 수액 치료, 완치 후 한 달 뒤 빠진 손톱까지. 여름에 단체 생활을 하는 아이를 키운다면 이 바이러스는 언젠가 한 번은 마주치게 된다는 걸, 그날 대기실에서 실감했습니다.수족구병의 실체 — 엔테로바이러스가 여름을 지배한다여름철 소아 감염병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입니다. 엔테로바이러스란 장(腸)을 뜻하는 'entero'에서 이름을 따온 바이러스군으로, 장뿐 아니라 피부·신경계·심장 등 온몸에 영향을 미칩니다. 쉽게 말해 '장 바이러스'라고도 불리지만, 그 이름이 무색하게 전신 질환을 유발하는 존재입니다.이 바이러스가 일으..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갔다가, 대기실 옆자리 어르신께 심부전 이야기를 처음 제대로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전까지 심부전을 그냥 '심장이 조금 약해지는 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분 말씀을 들을수록 이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숨이 차고 다리가 붓는 증상을 노화로 여겼다가 응급실 신세를 진 경험, 진단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몸의 신호를 돌아봤다는 이야기. 그날 이후로 저는 심부전이 왜 그렇게 무서운 병인지 직접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심부전과 합병증, 왜 이렇게 연쇄적으로 망가지는가심부전(Heart Failure)이란 심장의 펌프 기능이 저하되어 전신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심장 하나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면 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