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바둑을 거의 모릅니다. 집에 바둑판이 있어도 돌을 어떻게 놓는지 기본 규칙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승부》를 보고 나서 두 시간 내내 바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 스승과 제자가 세월이 흐른 뒤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마음을 건드릴 줄은 몰랐습니다. 바둑을 몰라도 보이는 것들 — 영화 《승부》의 팩트영화 《승부》는 2025년 3월 26일 개봉한 115분짜리 스포츠 드라마입니다.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각본은 김형주·윤종빈이 함께 썼습니다. 이병헌이 조훈현 9단을, 유아인이 이창호 9단을 연기했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 건 순전히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스승이 직접 키운 제자에게 패배한다는 이야기..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시원하게 터지는 형사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뭔가 씁쓸한 게 남더라고요. 2015년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1,341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인 동시에, 재벌 갑질과 권력 남용이라는 현실을 꽤 날 것으로 담아낸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통쾌함과 불쾌함이 동시에 밀려오는 영화, 흔치 않거든요. 줄거리 — 단순한 형사물이 아닌 이유혹시 영화를 보면서 "저 형사, 저러다 진짜 잘리는 거 아냐?" 싶었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서도철 캐릭터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베테랑 형사 서도철은, 쉽게 말해 조직에서 가장 말 안 듣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게 묘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이야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