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그냥 감기겠거니 했습니다. 아이가 열이 오르고 기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며칠 쉬면 낫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숨을 가쁘게 쉬고 밥을 거의 못 먹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병원으로 달려갔고, 결과는 폐렴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폐렴이라는 병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폐렴 치료, 기침을 억제하면 오히려 위험한 이유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했을 때, 담당 의사 선생님이 제게 한 가지 의외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기침을 너무 억제하려 하지 마세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가 밤새 콜록거리는 걸 보면서 당연히 기침부터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폐렴은 균이 기도를 타고 폐포(肺胞)까지 내려가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폐포란 폐의 가장 끝에 위치한 작은 공기주머니들로, 실제로..
COPD 환자의 80%가 흡연자라는 사실,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무서웠습니다. 기침과 가래, 숨참 — 이 세 가지를 그냥 나이 탓으로 넘기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도요. 폐는 한 번 망가지면 되돌아오기가 정말 어려운 장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COPD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리고 일상에서 뭘 바꿔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COPD가 뭔지 제대로 알고 시작합시다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즉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이름 그대로 세 가지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만성'이라는 말은 갑자기 생긴 병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고,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폐쇄성'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기도(airway)가 점..
저도 처음엔 그냥 하루 이틀 지나면 낫겠지 싶었습니다. 아이가 배가 아프다며 힘없이 누워 있길래 소화불량 정도로 봤는데, 구토에 설사까지 반복되면서 눈이 퀭하게 들어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때서야 병원을 찾았는데, 진단명은 장염이었습니다. 막상 겪어보니 "이게 병원 갈 타이밍이었나?"라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장염은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어떤 신호를 봐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 판단이 흔들립니다. 이 글은 그 기준을 정리한 글입니다.급성장염, 병원에 꼭 가야 하는 신호는 따로 있습니다일반적으로 장염은 그냥 집에서 쉬면 낫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실제로 소아 급성 장염의 70~80% 이상은 별도의 치료 없이 회복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공통된 견해이기..
두피 질환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가 수년간 '지루성 두피염'이라는 진단을 받고도 낫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증상처럼 보이는 가려움과 각질 뒤에 모낭염, 아토피 피부염, 흉터 형성 탈모, 건선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지인도 그랬습니다. 비듬인 줄 알고 몇 년을 방치했다가 두피 전체가 붉어진 뒤에야 병원에 갔고, 그제야 제대로 된 이름을 얻었습니다.정확한 진단 — 같은 증상, 전혀 다른 병두피가 가렵고 각질이 떨어진다고 해서 전부 지루성 두피염은 아닙니다. 지루성 두피염은 피지 분비가 과도해지면서 생기는 염증성 질환인데, 두피에는 피지샘이 모낭마다 하나씩 붙어 있어 몸의 다른 부위보다 피지 분비량이 훨씬 많습니다. 이 피지가 말라세지아(Malassezia)라는 진균의 먹..
아버지가 안전화를 신고 퇴근하시면 현관에서부터 냄새가 났습니다. 처음엔 그냥 땀 냄새겠거니 했는데, 어느 날 발가락 사이가 하얗게 들뜨고 갈라지는 걸 보고서야 무좀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 저도 몰랐습니다. 무좀이 단순히 가려운 병이 아니라, 방치하면 발톱까지 번지고 수십 년을 끌고 가는 병이라는 사실을.무좀의 원인과 증상, 알고 보면 꽤 복잡합니다무좀은 피부사상균(dermatophyte)이라는 곰팡이가 일으키는 감염 질환입니다. 여기서 피부사상균이란 케라틴, 즉 사람의 각질을 먹이로 삼아 피부와 손발톱, 머리카락에 침범하는 곰팡이의 일종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균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이 감염돼 있을 만큼 흔한 질환입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증상은 ..
솔직히 저는 무릎 통증이 그냥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욱신거려도 파스 한 장 붙이고 넘어갔고, 오래 걸은 날 무릎이 뻣뻣해지면 그냥 나이 탓을 했습니다. 그러다 병원에서 처음으로 엑스레이를 찍고 연골 마모 진단을 받던 날, 그때서야 무릎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관절염은 단계별로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고, 지금 내 무릎이 어느 시점에 있는지 아는 것이 치료보다 먼저입니다.무릎 관절염의 골든타임, 왜 지금이 중요한가일반적으로 무릎이 아프면 "참다 보면 낫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연골은 한 번 닳기 시작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조직입니다. 그래..
몸이 갑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공포를 직접 눈앞에서 목격했습니다. 평소 멀쩡하시던 지인분이 대화 도중 갑자기 발음이 뭉개지더니 한쪽으로 크게 비틀거리며 쓰러지셨습니다. 그날 이후 뇌졸중의 초기 신호가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뇌졸중 초기증상, 단순 피로와 어떻게 다를까요?혹시 갑자기 한쪽 팔이 힘없이 떨어지거나, 멀쩡하던 말이 갑자기 꼬인 경험이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이런 증상을 과로나 일시적인 어지럼증으로 넘기십니다. 그런데 저는 지인분을 통해 그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 오해인지를 직접 확인했습니다.뇌졸중(腦卒中)이란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뇌세포가 급격히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크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도 심장 혈관은 이미 망가져 있을 수 있습니다. 평소 자전거를 즐기고 술·담배도 거의 하지 않던 동네 선배가 어느 날 아침 화장실에서 쓰러졌고, 저는 그 사건을 계기로 '보이는 건강'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체한 줄 알았던 그 불편함이 전조증상이었다자전거를 탈 때마다 잠깐씩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걸 단순 체증으로 넘기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저도 처음에는 그 선배가 그냥 소화 문제라고 여겼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분은 오르막길에서 페달을 밟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다고 나중에 가족에게 털어놓았다고 합니다.심장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冠狀動脈)이 있습니다. 여기서 관상동맥이란 심장 근육을 감싸고 돌며 심장에 직접 혈액을 공급하는 혈..
두통은 흔하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방치되는 증상입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목격한 직장 선배의 사례는, 그 '익숙함'이 얼마나 치명적인 착각인지를 뼈저리게 보여줬습니다. 늘 겪던 편두통이라고 여겼던 통증이 사실은 뇌혈관이 터지기 직전의 마지막 경고였던 것입니다.두통의 원인은 단순한 피로에서부터 뇌혈관 질환까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그 차이를 구별하는 눈을 갖추는 것, 그게 진짜 예방입니다.익숙한 두통이 가장 위험한 이유오전 내내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는 직장 동료, 서랍에서 타이레놀을 꺼내 삼키는 선배. 아마 이 장면,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런 선배를 수년째 옆에서 봐왔습니다. 그래서 그날 아침, 선배가 또 머리가 깨진다고 했을 때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오후가 되자 상황이 달..
대장암의 10~20%는 일반 선종이 아닌 SSL, 즉 무경성 톱니 모양 병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절친한 고향 친구가 "5년 전 검사에서 깨끗하다고 했는데"라는 말을 남기며 대장암 진단을 받던 날, 이 숫자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얼마나 안일하게 대장 건강을 믿어왔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SSL 정체 — 도대체 어떤 용종이길래혹시 대장 용종이라고 하면 어떤 모양을 떠올리십니까? 아마도 버섯처럼 도드라지게 솟아오른 혹을 상상하는 분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에게 익숙한 일반 선종(adenoma)은 정확히 그런 모양입니다. 주변 점막보다 볼록 튀어나와 있어서 내시경 화면에서 비교적 뚜렷하게 눈에 띕니다.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