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되면 정의로운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영화 《더 킹》의 박태수는 처음부터 정의 따위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더 불편하고,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2017년 개봉 당시 531만 관객을 동원한 한재림 감독의 작품인데, 제가 최근 다시 꺼내 본 뒤로 며칠째 머릿속에서 잘 안 지워집니다. 권력욕망 — 박태수는 왜 나쁜 놈이 되었나영화를 처음 볼 때 저는 박태수(조인성)가 언제 타락하는지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타락의 시작점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권력 그 자체를 원했고, 검사라는 직함은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이 지점이 제가 처음 봤을 때와 다시 봤을 때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영화는 태수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
주말에 별 생각 없이 틀었다가 끝날 때까지 리모컨을 내려놓지 못한 영화가 있습니다. 2017년 개봉한 《보안관》이 딱 그랬습니다. 전직 형사가 공식 수사권도 없이 동네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설정인데, 황당하면서도 어딘가 진짜 같은 묘한 리얼리티가 있었습니다. 배우 셋의 조합이 이렇게까지 잘 맞을 수 있나 싶어서 이 글에 제대로 정리해두고 싶었습니다. 줄거리와 등장인물 — 기장이라는 동네가 만든 캐릭터들영화의 배경은 부산 기장입니다. 주인공 최대호(이성민)는 과잉 수사로 경찰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직 형사입니다. 여기서 '과잉 수사'란 법적 절차나 권한을 넘어서 강압적·독단적으로 수사를 진행한 행위를 가리키는데, 이 설정이 대호라는 캐릭터의 성격 전체를 설명합니다. 옳다고 믿으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