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5년, 당 태종 이세민이 이끄는 수십만 대군이 고구려의 작은 산성 하나를 끝내 함락시키지 못하고 철수했습니다. 영화 《안시성》을 보고 나서 저는 이 짧은 역사적 사실이 얼마나 묵직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645년 고당전쟁, 역사적 배경부터 짚어야 영화가 제대로 보입니다영화를 보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이 들었습니다. 당나라가 그렇게 강대한 제국이었다면, 왜 작은 산성 하나를 못 넘었을까요?영화의 배경은 제1차 고당전쟁(645년)입니다. 여기서 고당전쟁이란 고구려와 당나라 사이에 벌어진 대규모 군사 충돌을 의미합니다. 당 태종은 중국 내부를 통일한 뒤 동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고, 요동 지역의 여러 성을 차례로 밀어붙이며 진격했습니다. 그 경로 위에 안시성이 있었습니다.안시성은 현..
검사가 되면 정의로운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영화 《더 킹》의 박태수는 처음부터 정의 따위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더 불편하고,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2017년 개봉 당시 531만 관객을 동원한 한재림 감독의 작품인데, 제가 최근 다시 꺼내 본 뒤로 며칠째 머릿속에서 잘 안 지워집니다. 권력욕망 — 박태수는 왜 나쁜 놈이 되었나영화를 처음 볼 때 저는 박태수(조인성)가 언제 타락하는지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타락의 시작점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권력 그 자체를 원했고, 검사라는 직함은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이 지점이 제가 처음 봤을 때와 다시 봤을 때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영화는 태수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