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은 2012년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 1,298만 명을 기록하며 그해 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확인했을 때 솔직히 놀랐습니다. 135분짜리 범죄 영화가 그 많은 관객을 끌어들인 데는 분명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케이퍼 무비 장르로 보는 《도둑들》의 구조《도둑들》은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Caper Movie) 형식을 따릅니다. 케이퍼 무비란 정교하게 짜인 범죄 계획과 그 실행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르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보석이나 금고를 터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스펙터클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가 이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도둑들》은 그 한국판 ..
극장에서 영화 제목만 보고 '정치 영화인가?' 싶었던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딱 그랬습니다. 《야당》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순간 국회를 배경으로 한 무언가를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마약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였습니다. 그 한 단어 차이가 영화 전체의 구조를 담고 있다는 걸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3,378,276명(출처: 한국영화정보시스템 KOBIS)이 봤다는 숫자가 괜한 게 아니었습니다. 줄거리와 등장인물 — 누가 누구를 이용하고 있는 걸까요영화는 이강수(강하늘)가 억울하게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에 수감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제가 직접 봤는데, 이 도입부가 생각보다 빠릅니다. 배경 설명을 길게 깔지 않고 상황 속으로 바로 밀어 넣는 방식이라 자리에 앉..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시원하게 터지는 형사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뭔가 씁쓸한 게 남더라고요. 2015년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1,341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인 동시에, 재벌 갑질과 권력 남용이라는 현실을 꽤 날 것으로 담아낸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통쾌함과 불쾌함이 동시에 밀려오는 영화, 흔치 않거든요. 줄거리 — 단순한 형사물이 아닌 이유혹시 영화를 보면서 "저 형사, 저러다 진짜 잘리는 거 아냐?" 싶었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서도철 캐릭터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베테랑 형사 서도철은, 쉽게 말해 조직에서 가장 말 안 듣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게 묘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이야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