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개봉한 《신의 악단》은 북한 보위부 소좌가 국제사회를 속이기 위한 위장 찬양단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역설적인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온 뒤에는, 그 질문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가짜 찬양단이 만들어낸 진짜 감정의 구조《신의 악단》의 출발점은 북한이 국제 경제 제재로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운 선전 전략입니다.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를 향해 종교의 자유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찬양단을 구성하고, 이 임무를 보위부 소좌 박교순(박시후 분)에게 맡깁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박교순이 평생 종교를 탄압해온 인물이라는 점입니다.여기서 영화가 활용하는 심..
극장에서 영화 제목만 보고 '정치 영화인가?' 싶었던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딱 그랬습니다. 《야당》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순간 국회를 배경으로 한 무언가를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마약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였습니다. 그 한 단어 차이가 영화 전체의 구조를 담고 있다는 걸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3,378,276명(출처: 한국영화정보시스템 KOBIS)이 봤다는 숫자가 괜한 게 아니었습니다. 줄거리와 등장인물 — 누가 누구를 이용하고 있는 걸까요영화는 이강수(강하늘)가 억울하게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에 수감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제가 직접 봤는데, 이 도입부가 생각보다 빠릅니다. 배경 설명을 길게 깔지 않고 상황 속으로 바로 밀어 넣는 방식이라 자리에 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