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여름, 저는 처음으로 《해운대》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쓰나미 오는 한국 블록버스터"겠거니 하고 들어갔다가,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자리에서 못 일어났습니다. 거대한 파도보다 오히려 그 파도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더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거든요. 《해운대》는 단순한 재난영화가 아니었습니다. 등장인물과 배우 연기 — 파도보다 오래 남은 얼굴들제가 《해운대》를 보면서 가장 예상 밖이었던 부분은 배우들이 재난 장면보다 훨씬 이전부터 관객의 마음을 완전히 끌어당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쓰나미가 오기 전, 영화의 전반부는 거의 부산 해운대 사람들의 일상극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설경구가 연기한 최만식은 제가 본 설경구 역할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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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3. 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