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최측근에게 피살된 유일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기 전까지 저는 그날을 교과서 속 두 줄짜리 문장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그 두 줄 뒤에 얼마나 복잡한 심리전이 펼쳐지고 있었는지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구조 속 충성 경쟁, 영화가 보여준 것《남산의 부장들》은 2020년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 약 475만 명을 기록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우민호 감독이 연출했고,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김충식 작가의 동명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되, 실존 인물의 이름을 일부 변경하고 영화적 재구성을 더했습니다.여기서 중앙정보부(KCIA, Kore..
건달 영화라서 그냥 넘겼다가, 보고 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 임권택 감독의 2004년작 《하류인생》은 조승우가 주연을 맡아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 현대사의 격변을 한 남자의 삶으로 통과시킨 작품입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는 그냥 시대극 갱스터물이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시대 재현 — 1950~70년대를 어떻게 스크린에 올렸나《하류인생》을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건 세트와 소품이었습니다. 1950년대 후반 거리, 명동의 건달 세계, 4·19혁명과 5·16군사정변 전후의 분위기가 화면에 녹아 있는 방식이 꽤 촘촘했습니다. 뉴욕 한국문화원도 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역사적 세부 묘사와 실제 시대를 재현한 세트를 호평 요소로 꼽았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