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뉴스를 볼 때마다 저는 이상하게 후보보다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이 더 궁금했습니다. 저 사람은 어떤 전략을 짰을까, 저 연설은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죠. 영화 《킹메이커》를 보게 된 것도 그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2022년 개봉한 이 작품은 변성현 감독이 연출하고 설경구·이선균이 주연을 맡았는데, 정치인보다 그를 만든 사람의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는 점에서 보기 전부터 달랐습니다. 1960~70년대, 선거가 목숨을 걸어야 했던 시대영화의 배경은 1960~70년대 한국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선거는 비교적 익숙한 정치 과정이지만, 영화 속 시대는 달랐습니다.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것 자체가 위험했고, 정치적 발언 하나가 생사를 가르기도 했습니다.《킹메이커》는 고..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최측근에게 피살된 유일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기 전까지 저는 그날을 교과서 속 두 줄짜리 문장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그 두 줄 뒤에 얼마나 복잡한 심리전이 펼쳐지고 있었는지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구조 속 충성 경쟁, 영화가 보여준 것《남산의 부장들》은 2020년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 약 475만 명을 기록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우민호 감독이 연출했고,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김충식 작가의 동명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되, 실존 인물의 이름을 일부 변경하고 영화적 재구성을 더했습니다.여기서 중앙정보부(KCIA, Kore..
주술과 정치권력이 한 이야기 안에서 만나는 영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두 소재가 어울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5년 6월 개봉한 김남균 감독의 《신명》을 직접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컬트 영화라고 하면 공포 장면이 먼저 떠오르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무서운 장면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주술과 권력이 만났을 때 — 영화가 실제로 전달하는 것영화를 보기 전에 주변에서 "정치 풍자 영화"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치 풍자라고 하면 실제 사건이나 인물을 빗댄 직접적인 묘사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신명》은 그 방식과 조금 달랐습니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