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영화를 볼 때마다 저는 미리 겁을 먹는 편입니다. '또 무겁고 비장하게 끝나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거든요. 그래서 《박열》을 선택할 때도 사실 조금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 영화는 제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법정이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 가장 강한 무기를 쥘 수 있다는 걸 이 영화에서 처음 실감했습니다. 법정 장면이 이렇게 긴장될 줄 몰랐습니다 — 박열의 재판과 아나키즘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후반부의 재판 장면에서 저는 자꾸 자세를 고쳐 앉게 됐습니다. 법정이라는 공간이 그렇게 팽팽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거든요.박열은 아나키즘(Anarchism) 사상을 가진 인물로 등장합니다. 여..
주말 오후에 그냥 틀어놓을 영화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것으로요. 저도 그런 날 《도굴》을 처음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문화재 도굴이라는 소재가 이렇게 유쾌하게 풀릴 수 있다는 걸 몰랐거든요. 2020년 11월 개봉작이고 코로나19 시기에 154만 명을 끌어모은 영화입니다. 가볍게 볼 오락영화를 찾는 분이라면 한 번쯤 살펴볼 만합니다. 줄거리와 등장인물: 이 팀이 모이는 과정이 반이다《도굴》은 케이퍼 무비(Caper Movie) 장르를 기반으로 합니다. 여기서 케이퍼 무비란 전문가들이 모여 치밀한 계획으로 무언가를 훔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는 장르로, 《오션스 일레븐》이나 《도둑들》 같은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도굴》도 이 틀 안에서 움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