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바뀌는 영화는 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안의 그놈》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고등학생 동현과 중년 사업가 판수가 우연한 사고로 몸이 뒤바뀌는 이 영화, 코미디로 시작해서 보고 난 뒤에는 사람을 판단하는 제 시선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몸바꾸기 설정, 정말 그냥 웃자고 만든 걸까일반적으로 바디 스왑(body swap) 장르, 즉 두 사람의 몸과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은 단순히 웃음을 위한 장치로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영화를 봤더니, 이 설정이 단순한 개그 도구를 넘어 훨씬 더 치밀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동현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심한 학생입니다. 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자신의 과거와 가족 관계에서는..
영화 한 편을 고를 때 제일 먼저 보는 게 장르입니다. 코미디·액션이라는 두 단어가 겹쳐 있으면 저는 대개 기대치를 낮추는 편입니다. 둘을 동시에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입니다. 그런데 《오케이 마담》은 그 공식을 조금 다르게 풀었습니다. 꽈배기 가게 아줌마가 비행기 납치 사건의 중심에 서는 이야기, 보고 나서 생각보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캐릭터 분석 — 미영이라는 설정이 왜 유효한가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주인공 미영의 캐릭터 설계 방식입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그녀를 특별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시장 한쪽에서 반죽을 치대고, 꽈배기를 튀기고, 딸 챙기느라 정신없는 모습. 저는 이 도입부를 보면서 '아, 전형적인 반전 캐릭터 세팅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