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알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2010년 개봉한 장진 감독의 《퀴즈왕》을 다시 꺼내 봤습니다. 133억 원이라는 숫자보다 영화가 끝나고 훨씬 오래 머릿속에 남은 건 전혀 다른 질문이었습니다. 강변북로 교통사고에서 시작된 이야기요즘 들어 저는 긴장감이 팽팽한 영화보다 편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을 더 찾게 됩니다. 그러다 장진 감독의 《퀴즈왕》을 다시 꺼내 봤습니다. 처음 선택한 이유는 솔직히 단순했습니다. 133억 원짜리 퀴즈쇼라는 설정이 가볍게 보기에 딱 좋아 보였거든요.영화는 강변북로에서 벌어진 4중 추돌사고로 시작합니다.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던 사람들이 하나의 사고로 묶여 경찰서로 향하고, 그곳에서 우연히 방송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한 퀴즈쇼..
몸이 바뀌는 영화는 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안의 그놈》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고등학생 동현과 중년 사업가 판수가 우연한 사고로 몸이 뒤바뀌는 이 영화, 코미디로 시작해서 보고 난 뒤에는 사람을 판단하는 제 시선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몸바꾸기 설정, 정말 그냥 웃자고 만든 걸까일반적으로 바디 스왑(body swap) 장르, 즉 두 사람의 몸과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은 단순히 웃음을 위한 장치로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영화를 봤더니, 이 설정이 단순한 개그 도구를 넘어 훨씬 더 치밀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동현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심한 학생입니다. 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자신의 과거와 가족 관계에서는..
2015년 3월 개봉한 영화 《헬머니》는 '욕'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그냥 자극적인 웃음만 파는 영화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거친 말 뒤에 이렇게 많은 것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줄거리 — 욕 배틀 오디션 뒤에 숨겨진 가족 이야기영화의 중심에는 교도소 생활까지 경험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할머니 이정순, 일명 헬머니(김수미)가 있습니다. 그녀는 이제 욕을 끊고 조용히 살아가려 하지만, 주변 상황이 그걸 허락하지 않습니다.헬머니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첫째 승현(정만식)은 직장 상사에게 치이며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둘째 주현(김정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기댑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두 ..
주말 오후에 아무 생각 없이 틀었다가 생각보다 오래 보게 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박수건달》이 딱 그런 영화였습니다. '건달이 무당이 된다'는 한 줄짜리 설정만 보고 반신반의하며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박신양의 표정 연기 하나하나에 저도 모르게 웃고 있었습니다. 389만 관객이 동원됐다는 수치가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실감했습니다. 흥행 성적과 등장인물 — 숫자 뒤에 있는 얼굴들《박수건달》은 2013년 1월 9일 개봉해 약 38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전체 흥행 순위 4위에 오른 작품으로, 《7번방의 선물》, 《베를린》, 《신세계》와 함께 그 시기 한국영화 흥행을 이끈 타이틀 중 하나였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일반적으로 조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