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바뀌는 영화는 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안의 그놈》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고등학생 동현과 중년 사업가 판수가 우연한 사고로 몸이 뒤바뀌는 이 영화, 코미디로 시작해서 보고 난 뒤에는 사람을 판단하는 제 시선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몸바꾸기 설정, 정말 그냥 웃자고 만든 걸까일반적으로 바디 스왑(body swap) 장르, 즉 두 사람의 몸과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은 단순히 웃음을 위한 장치로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영화를 봤더니, 이 설정이 단순한 개그 도구를 넘어 훨씬 더 치밀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동현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심한 학생입니다. 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자신의 과거와 가족 관계에서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거친 남자 고등학생들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영화 《바람》(2009)을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배우 정우의 실제 학창 시절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말이 괜한 홍보 문구가 아니었습니다. 108분 내내 누군가의 진짜 기억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또래 집단과 인정 욕구, 이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딱 이런 친구가 반에 한 명씩은 있었습니다. 특별히 나쁜 애도 아닌데, 어디선가 선배한테 찍혀서 괜히 센 척하다가 일을 키우는 그런 유형이요. 《바람》의 주인공 짱구가 딱 그렇습니다.짱구가 입학한 광춘상고는 선도부의 위세와 불법 서클 '몬스터'의 영향력이 뒤섞인 학교입니다. 영화 심리학에서는 이런 환경을 또래 동조 압력(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