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싸우고 나서 혼자 차 안에 멍하니 앉아 있던 적이 있습니다. 별것도 아닌 일로 말이 엇갈렸는데, 그 뒤로 한동안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웠습니다. 그날 밤 우연히 틀었다가 끝까지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성난황소》였습니다. 납치된 아내를 찾아 거침없이 움직이는 강동철이라는 인물이, 그 순간 유난히 다르게 느껴졌던 건 제가 비슷한 감정의 언저리를 서성이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평범한 가장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유 — 줄거리《성난황소》는 2018년 11월에 개봉한 한국 액션·범죄 영화입니다. 감독은 김민호, 주연은 마동석·송지효·김성오이며 상영 시간은 약 115분입니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지나치게 잔혹하거나 어둡지 않게 설계된 작품입니다.주인공 강동철은 과거에 거칠게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러..
가난한 사람이 진짜 '기생충'일까요? 《기생충》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그 생각이 뒤집혔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2019년 내놓은 이 작품은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모두 거머쥔 영화입니다. 웃다가 얼어붙고, 얼어붙다가 먹먹해지는 이 영화를 저는 두 번 봤는데, 두 번째가 첫 번째보다 훨씬 더 불편하고 더 깊었습니다. 줄거리 — 웃음에서 비극으로 가는 설계《기생충》의 서사 구조는 블랙코미디(Black Comedy)로 시작해서 사회 스릴러로 전환됩니다. 여기서 블랙코미디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그 웃음 뒤에 불편한 현실 비판을 숨겨 놓는 장르를 말합니다. 제가 처음 전반부를 볼 때는 기택 가족이 박 사장 집에 하나씩 잠입하는..